는 모태신앙으로 교회 학교에서 자라면서 나름 찬양 경력이 좀 있는 편이라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성가대와 찬양팀으로 주일 예배를 섬기는 것이 저에게는 일상이었습니다
찬양은 언제나 즐거이 자원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암창은, 아니 암창대회는 달랐습니다. 찬양 경력이나 요령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이번 암창대회 광고를 접했을 때도 마음속으로 ‘올해는 바쁘니까 대충해야지..’ 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아는 곡이 많으면 열심히 해볼까 싶어 암창곡 리스트를 봤는데..
처음 보는 찬송가, 반복되는 구절 하나 없는 찬송가들은 저의 사기를 꺾었습니다.
우리 목사님은 이런 찬송가들을 어떻게 아시는걸까 하는 의문도 가져보았습니다.
어려운 가사를 쓴 작사가를 원망하며 꾸역꾸역 가사를 외우던 어느 날, 유치부에 있는 저희 아들이 유치부 지정곡 한 소절을 들려주었습니다.
“성령이여 우리 찬송 부를 때, 진심으로 찬양하게 하소서.” 이 찬송 가사가 순간 얼마나 제 마음을 뜨끔하게 했는지 모릅니다.
찬송 가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속에서 주님은 늘 제 곁에 계신다는 말씀을 하고 계셨습니다.
주님은 나를 위해 찬란한 하늘의 영광을 다 버리고, 기꺼이 낮고 낮은 땅으로 오셨다고 하십니다.
찬송의 가사들로 내가 하나님을 높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교만이었습니다.
주님은 오히려 나를 위로하고 계셨습니다.
뜨겁게, 뜨겁게 사랑한다고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올 해 저희 동갑내기 부부가 가장 평화로웠던 순간은, 마주보고 앉아서 율동하며 가사를 외웠던 9월의 밤입니다.
십자가 보혈 찬송 앞에서 싸울 명분도 없었고, 나른하게 세상에 빠져있던 시간이 주를 향한 고백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좁고 옹졸한 마음이라도 순종하였더니, 주님은 주님과의 관계 회복이라는 놀라운 은혜를 부어주셨습니다.
부족한 구역장의 권면(사실은 협박)을 잘 따라준 착한 구역 식구들, 암창할 기회를 만들어주신 담임목사님, 교회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찬양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