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을 건너뛰고 2년만의 수련회라 그런지 기대감이 평소보다 컸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그 기대감이 말씀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저 즐거운 분위기에 대한 것이었던 같아 부끄럽다.
잘못된 기대감을 가지고 수련회 일정에 대해 들었을 때 마음 속에 불평하는 마음이 생겼다.
‘왜 당일치기로 진행하는 거지?’ 라는 생각으로 찬양팀 연습에 참여했다.
찬양팀 연습을 하기 전 묵상 나눔을 하던 도중 선생님께서 ‘우리가즐겁기 위한 수련회가 아니라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는 수련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에 아차 싶었다.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련회 전 불평했던 것과는 달리, 수련회를 시작하고 나니 그저 즐겁기만 했다. 기분 좋게 개회 예배를 드리고 재밌게 게임도 했다.
도미노는 조금 노동이긴 했지만 다 세우고 나니 뿌듯했고 용서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저녁 집회시간 목사님 말씀도 좋았다. 평소 익숙하게 알던 말씀이었지만, 색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일만 달란트의 빚을 탕감 받았는데 고작 백 데나리온의 빚을 갚지 않았다고 자기 동료의 멱살을 잡고 화를 내는 사람은 아니었을까?’ 스스로 되돌아보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불쌍히 여기셔서 내 죄를 용서해 주셨듯이 나도 내 이웃의 잘못을 이해하고 품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기도회 시간도 뜻깊게 다가왔다. “선한 것 하나 없는 내 마음을 용서해 달라고, 주님 마음 내게 주셔서 어떤 사람도 품을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수련회가 끝나고 며칠 지나서 생각해보니 그 때 더 집중해서 더 열심히 기도하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다.
매년마다 이런 아쉬움 때문에 여름이 되면 항상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여태까지는 더 잘 놀고 더 잘 먹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면, 이제는 말씀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기를, 더 뜨겁게 기도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올해 겨울과 내년 여름에는 더 자유롭게 더 많은 사람들과 찬양하고, 기도하고, 예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