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더스데이의 은혜 (김미경A 집사 / 경원3)

by 모든민족교회 posted Jun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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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님께서 파더스데이에 믿지않는 남편을 초청한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반가움보다는 부담감이 밀려왔습니다. 마음은 간절하지만 오지 않을 남편을 생각하니 한숨부터 나왔습니다. 일단 신청을 해 놓고 백배의 부담을 가지며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본당에 와서 한 시간씩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목사님은 아내들이 남은 기간동안 남편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미션을 주셨고, 저는 매일 미션 실행에 최선을 다하며, 포기하고 싶어 요동치는 마음을 성령께서 붙잡아주시길 기도했습니다

 

저의 예전과 다른 마음가짐과 태도에 남편은 화를 내야 할 일에도 돌아서면 화가 가라앉고 맘이 편해진다며 신기한 듯 고백했습니다. 성령님께서 남편의 마음을 만지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방해하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주님은 오직 주님만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하셨습니다. 초청 3일 전, 가슴 졸이며 말을 꺼냈을 때 남편은 마음이 생겨야 가는거지 무슨 밥을 먹으러 가냐고 딱 잘라 거절했습니다. 한 번에 가지는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낙심된 마음은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초청 전 날, 반쯤 포기한 상태로 얘기를 꺼냈고 여전히 거절하던 남편에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을 했더니 결국 가겠다 하는거였습니다

그렇게 응답을 받고 너무 기뻐서 금식하며 기도해 주신 구역장님한테 전화를 걸어 얘기하다 함께 엉엉 울었습니다. 저만큼 간절히 기도했을 구역식구들과 중보자분들께 고맙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초청받은 자리에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들과 많은 성도님들의 섬김에 남편은 감동한 듯 연신 감사하다 말했고 이후 순서들도 진지하게 참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교회 사람들은 참 따뜻한 것 같다며 기분 좋게 얘기했습니다. 이날을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준비하며 기도했는지 남편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내친김에 주일예배도 함께 가자 하니 '여기까지' 라며 선을 긋더군요.

 

그래도 낙심하지 않는 건 분명 하나님의 때가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파더스데이를 통해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남편이 어려운 발걸음을 내딛었고 교회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는 게 제겐 시작이고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파더스데이를 마련해주신 교회와 목사님, 섬겨주신 많은 봉사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