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 안내를 받을 때 수술시간이 30분 정도라고 해서 아무 걱정도 안했습니다. 그냥 마취하고 30분정도 자고 나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당일날 병원에 가니까 눈수술은 눈만 마취를 하기 때문에 몸의 다른 부분은 의식이 그대로 다 있다고 해서 그때부터 긴장이 바짝 되었습니다.
수술대 위에 올라가니 몸과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꽁꽁 묶었습니다. 심지어 머리도 움직이면 안된다고 머리도 묶고, 눈꺼풀까지 접착을 시키고 마취를 했습니다. 눈은 마취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정신은 말똥말똥했습니다. 다행히 집도하시는 의사가 장로님이어서 기도하자 하시며 저를 위해서, 수술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해주시고 시작하셨습니다.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하지만 수술이 시작된 후 긴장감과 공포감은 엄청났습니다. 내 눈앞에 이상한 것들이 보이고, 의사와 간호사들의 말소리, 내 눈에 날카로운 것들이 들어오는 느낌, 또 빠져나가는 느낌, 기계소리, 통증, 등등... 그런데 몸은 꼼짝을 할 수가 없고 15분의 시간이 마치 몇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끊임없이 예수님과 십자가를 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그 모든 고통을 단 하나의 마취도 없이 꼼짝못하고 온몸으로 다 받아내셨는데, 난 마취한 상태에서 이 짧은 시간의 고통과 공포인데 이것조차도 견디기 힘들어하는 연약한 인간이었습니다.
나는 이 작은 고통에도 힘들어하는데 십자가에서의 예수님은 어떠했을까? 수술대 위의 십자가는 고난주간의 어떤 십자가보다 제게 강력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수술이 끝날 때까지 ‘예수 나를 위하여 십자가를 질 때~’ ‘십자가 십자가 내가 처음 볼 때에 나의 맘에 큰 고통 사라져 오늘 믿고서 내 눈 밝았네~’ 찬송을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그렇게 제 생애 첫 수술은 십자가와 함께하는 수술이었습니다. 여러 성도들의 기도와 하나님의 은혜로 수술은 잘 되었고, 회복 상태도 아주 좋다고 합니다. 이번 수술을 통하여 중1때부터 40년동안 눈 때문에 고생한 아픔을 치유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십자가의 은혜를 더욱 붙들게 해주심도 감사하며, 또 함께 기도해주신 성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