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구역의 임양훈 성도는 가을 남자처럼 카키색 외투에 패션의 완성 머플러를 두른 첫인상이 아직도 생생하다. 외모 만큼이나 지적인 모습에 성공한 덕후의 삶이 느껴졌다.
2월 세례식을 맞이하여 구역에서 선물과 꽃을 준비하며 축하해주었다. 그런데 세례식이 끝난 그 다음주에 실종이 되어, 아무런 연락도 없이 한달이 지나서야 창원교도소 수감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1년을 넘게 복역 중이다.
우리는 모두가 하나님 앞에 죄인일 뿐이다. 그는 잡혔을 뿐이고 우리는 잡히지 않았을 뿐이다. 수감 이후 그는 자신을 향한 수많은 질문과 고민속에서 갈바를 알지 못하였지만 유일하게 찾고 붙잡았던 작은 성경책이 그의 삶을 뒤집어 놓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원망속에서 사랑하는 가족마저 떠나버리는 아픔속에서 세례을 받기 위한 4주간의 예배의 기억이 말씀과 기도로 24시간을 빼곡히 채워가게 하였다. 하나님의 터치가 은혜로 채워져 흘러넘쳐 시간이 흐른 지금에는 사도 바울의 모습이 내비칠 정도이다.
저와 구역원들의 관심으로 주보와 함께 매주 편지를 보내었다. 이제는 임양훈성도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구역원들이 함께 그의 영적 싸움을 돕고 있는 것이다. 두세달 만에 교도소 접견 예약이 이루어져 오늘에야 접견을 다녀오게 되었다. 창살을 마주하고 서있는 십여분의 시간 말없이 눈물을 삼켜야 했던 지난 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20kg가 빠져 있는 모습이었지만 두눈에 감사가 비쳤고 눈물 속에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먼저 기도해주세요, 구역장님!"
목메인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는것 같다. 8개월의 편지속에 역사하신 하나님의 신묘막측한 은혜 앞에 모두가 숨죽여 눈물을 삼켰다. 내년 1월에 출소한다며 이제는 구역과 교회를 자기가 챙기겠다며 구역장을 위로하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교회와 구역을 위해 기도하는 것 밖에 없다며 더욱 기도에 매진하겠다 한다.
사랑하는 성도님, 이렇듯 감옥에서도 하나님의 은혜 때문에 사도 바울의 심정으로 교회와 목사님과 성도님을 위해 몸부림치며 기도하는 임양훈 성도님이 있습니다. 다시금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게 될 때 버선발로 달려가 맞아주는 그런 교회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