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소금이 되어 만난다면
주린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온갖 음식과 함께 서서
사르르 사르르 눈 오는 소리로 쌓인다면
쌓이고 쌓여서 끝내는
저 혼자 깊어지는 국물에 누워
주린 이들의 혀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맹물인 부드러운 바다의 볼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모래로 만나려 한다.
벌써 더렵혀진 흙탕물 하나가
흙투성이의 혀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 밖에서 버리워진 그대여
저 모래의 모습 지난 뒤에
손수한 소금으로 만나자.
사르르 사르르 눈 오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바다로 오라.